# 1. 최영의 방
최영 뭡니까.
은수 여기. 고려에서 제일 안전한 곳. 숨어 있을라고. 딱 붙어서.
최영 ...(말없다)
은수 임금님 허락도 받았구요. 그리고 이거.
(하면서 들어 보이는 것. 검이다) 검도 받았어요. 봐요. 내꺼.
최영...
은수 (점점 자신이 없어지며)
어.. 여기 여자숙소가 따로 없다고 해서. 이 방에서 잠깐 지낼까 하는데. 저 쪽에 간이 침대 하나만 더 놔주면.
최영 .. (점점 심각해지는 얼굴)
은수 내가 원래 의자 두 개만 붙여놔도 잘 자긴 해요.
말없이 보던 최영이 문 쪽으로 걸어간다. 문을 벌컥 연다. 문 밖에서 엿듣던 덕만 대만이 우당탕 달려간다.
최영이 다시 문을 닫더니 은수 쪽으로 온다. 은수 좀 겁먹고 뒤로 피하며.
은수 내가 밥값은 해요. 그니까. 부대원들 건강검진에 무상 진료에..
(침상 옆 기둥에 걸렸다)
최영 (가까이 붙어 보며) 그래서 나도 여기 있으라고?
은수 여기가 대장 방이고. 그쪽은 대장이니까.
최영 내가 대장이니까.
은수 (끄덕)
최영 여기.
은수 (끄덕) 여기. 도망가지 말구.
(웃음까지 가지 말고)
# 2. 병영 마당 / 낮
우달치들이 주리리 서서 한곳을 올려다보고 있다. 그들이 보고 있는 곳은 최영의 방 창문.
덕만이는 아예 입까지 벌리고 올려다보는 중. 그러다 뒤통수를 얻어 맞는다. 돌배가 우달치들을 두들겨 패서 안으로 몰아넣고 있다.
돌배 뭘봐. 드가. 안 드가?
그렇게 몰아넣으면서 자기도 위층 창문을 한번 더 올려다본다.
저 뒤에 혼자 남은 대만이 기우뚱 쓰러질 뻔 하다 재주를 넘는다.
대만이는 어쩐지 기분이 좋다.
# 3. 최영의 방
최영이 검을 옆의 탁자에 올려놓더니 은수의 검을 받아서 올려놓는다. 그리고 은수를 밀어서 침상으로 간다. 주저앉히고는 그 옆에 앉아 은수를 마주본다. 은수. 어색해지고 있는데.
최영 왜요
은수 뭐가요.
최영 이제 보름 후면 하늘 세상으로 돌아가겠다는 분이
내 방에 들어와서 같이 있겠다구? 왜.
은수 (더듬더듬) 그니까 임금님 말씀이.. 제일 안전한 곳.. 여기.
최영 임금님 말씀이..?
은수 그.. 내가 부탁하긴 했죠.
최영 (보는)
은수 ?
최영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분. 처음부터.
은수 내가요?
최영 어찌 저리 웃는 건지. 왜 화를 내는 건지. ...
그러다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거.
내가 걱정 되서 울고, 웃어주고, 내가 걱정 되서 나한테서 도망가고.
은수 (머뭇.. 거리는 느낌.. )
최영 이번에 돌아오자는 것도 그래서였지요?
내내 궁만 바라보고 있는 내가 걱정되서.
은수 .. (끄덕끄덕)
최영 임자의 목숨이 걸려있는데.
은수 안 죽었잖아요.
최영이 보다가 두 손을 내민다.
은수가 마주 잡는다. 그렇게 은수의 손을 잡고서.
최영 순서가 이렇습니다. 먼저 임자의 해독제를 구할 겁니다.
그래서 하늘에 가지 않아도 임자의 독을 풀 수 있게 되면.
... 물어볼 겁니다.
은수?
최영남아 줄 수 있냐고.
은수 (놀라 보는)
최영 하늘에 임자를 기다리시는 분들 있는 거 압니다. 알지만..
물어볼 겁니다. 평생 지켜 드릴테니 나와 함께 있겠냐고.
은수 (울컥해서 ) 나 지키는 거 쉽지 않을텐데.
최영 압니다.
은수 평생을?
최영 내가 임자를 갖는다면 평생입니다. 오늘 하루나 며칠이 아니고.
은수 (눈물 그렁해서 보는)
최영그래서. 그 날에 내가 물어보게 되면. 대답...해줄 겁니까?
은수 (그저 보는)
최영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은수 (끄덕이는데 웃는다)
최영, 그제야 마음이 놓여서 은수를 본다. 후우.. 숨이 나온다.
다시보니 청혼부분 ㅠㅠ 정말 애닳고 애잔하다.. 그시간을 얼마나 갈구했을까? 영느
그래도 다시 돌아왔으니..그걸로 됐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