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라는 드라마에서
최영의 시간은 모두에게 그렇듯 앞으로앞으로(오늘에서 내일로) 흐르는데
은수의 시간은 앞으로갔다 뒤로갔다(미래로갔다 과거로갔다) 종횡무진.
게다가 은수는 현재의 은수,과거의 은수,미래의 은수...
다중의 은수가 각각의 상황에 주체로 개입하는 설정.


처음엔 신의가 타임슬립물이라서.라고.단순히 생각했어.
사랑이야기로만 신의를 보면, 자신의 인생 전부를 바쳐 몇번이나 타임슬립하며
사랑하는 남자를 지켜주려는 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니까.


근데 작가가 자꾸 자극을 하는거야.

177BFE43507FD7E4302617.jpg 

 

이 작가가 사람 헛갈리게시리 몇번이나 반복되는 이해하기 힘든 시간개념의 타임슬립 장치를통해,
현재과거미래의 은수를 통해 진짜 이야기하고 싶은건 뭘까.
표면적으로 드러난 사랑이야기말고 그 뒤에 뭐가 더 있단 말인가.


신의의 시간개념에 대한 내 망상의 결론은 이래.


어려운 과학공식을 들이대며 신의의 시간개념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신의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과목은 과학이 아니라 국어.
최영 장군이라는 실제 역사 속 인물과 2012년을 살던 은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은유다.



최영 = 역사
은수 = 나.우리자신.백성(국민)



소품 하나하나가 은유적이고 대사 하나하나가 함축적이고 중의적인
이 어려운 드라마 신의는 심지어 주인공 남녀도 은유 그 자체였던 것.



최영의 시간이 앞으로만 흐르고, 한사람인 이유
은수의 시간이 종횡무진 왔다갔다하고, 다중의 인물인 이유
최영이 역사를 은유하고 은수가 우리자신을 은유하기 때문에.
과거현재미래의 은수는 역사 속에서 
먼저 살다가신 분,지금을 사는 우리,앞으로 태어날 사람들 모두라고 보면 될 듯.



은유의 관점에서 드라마를 보면 신의에는 
최영과 은수의 사랑이야기,공민-킹메이커 이야기말고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한다.
마치 빙산처럼!수면 위로 보이는 모습과 수면 아래로 보이지않는 모습을 감추고있는 빙산처럼.
사랑이야기-킹메이커이야기는 보이는 빙산이고 보이지 않는 빙산은,
2012년.대한민국에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던지고싶은 작가의 메시지.
<역사>를 은유하는 최영과, <우리자신>을 은유하는 은수를 통해.



 

역사와 나의 사랑이야기, 역사와 내가 하나되는 이야기로 읽으면 이 드라마가 어찌 변하는지 아나?
궁금하면 한번 1회부터 다시 보시기를...




망상시리즈는 3탄으로 계속...



 

아참, 이 장면 있잖아

01249C43507FD7E4025679.jpg 

적월이,붉은달이기도 하지만 다른 뜻에
쌓일 적積.달 월月....달이 쌓임.달이 계속됨.세월의 흐름이란 뜻도 있다.


1523AB43507FD7E403F8B6.jpg 


197DAC43507FD7E52D77C2.jpg 


1214DF43507FD7E514B4BB.jpg 


1403C843507FD7E628E72E.jpg 

<3.하의중의상의 그리고 비익조>

5회 장어의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오지.
중의의인 하의의병...이 말의 전문은 이래.

 

하급의 의사는 병(몸)을 고치고
중급의 의사는 사람(마음)을 고치고
상급의 의사는 나라를 고친다


또한


하급의 의사는 병이 난 후에 치료하고
중급의 의사는 병이 나려고할때 치료하고
상급의 의사는 병이 나기전에 치료한다.

 


화타이야기로 시작한 이 드라마.
화타의 유물 세가지가 극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된 변수인 이 드라마.
유물이 진짜 화타가 남긴 것이 아니라 은수가 남긴 것이라 여지껏 생각 못했는데
은수는 의사! 다시보기 하다가 저 말에 꽂혀서 유심히 보니
의사ㅡ화타ㅡ유물3개가 하나로 연관되어 보이는거야.(망상의 발전ㅋㅋ)
그래서 대입시켜봤지. 하의중의상의에 유물 세가지를.

 

결론부터 말하면 이래.

 

첫번째 유물은 수술도구...
(하급의 의사에 대입시키면) 병이 난후에 치료하는 도구이며, 육신을 고치는 도구.


두번째 유물은 다이어리...
(중급의 의사에 대입시키면) 병이 나려고할때 치료하는 도구이며, 마음을 고치는 도구.


아직 나오지 않은 세번째 유물은 그럼 뭐냐. 뭔진 모르지만
(상급의 의사에 대입시키면) 병이 나기전에 치료하는 도구가 될 것이며, 나라를 고치는 일에 
일조하는 어떤 것이 아닐까...

 

----------------------------------------------



 

이걸 다시 올리는 이유는, 신의의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신의는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구조로 이야기를 풀어가는거 같지 않더라구.



표면적인 사랑이야기로 읽으면 하의중의상의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은유적인 역사와 나의 이야기로 읽으면 비익조의 구조로 이야기기가 전개되고 있는듯.


037B9B43507FD7E62E8FF7.jpg 
 

 



두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볼때
최영은 무사.은수는 의사.그래서
최영은 늘 죽음 앞에 선 자가 되고
은수는 살리는 일이 본분인 자가 되었지.


하의(최영 육신의 병 고치고)
중의(최영 마음의 병,삶의 의지를 심어주고)
상의(최영이 나라가 위급한 순간 충심을 저버리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의중의상의 구조는 윗글만 봐도 이해가 될테니 대충 생략할께.
이런 설명에 대해 극을 은수 중심으로 보고있다.완전체 은수가
덜떨어진 최영 변화발전 시킨다는거냐...질문한 횽들 많았는데...그런거 아니다.
최영은 단지 치유의 시간이 필요했고
은수는 의사란 직분으로서,나중엔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를 위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거였다.
극의 흐름은 언제나 카리스마 최영에서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최영이 이끌어가고 은수는 옆에서 조금씩 도움을 주는 정도였으니.

 



비익조 구조는...


애초에 작가가 신의 제목으로 생각했던게 <비익조>였다고...
비익조는 암수의 눈과 날개가 각각 하나씩이라서 짝을 짓지 아니하면 날수없는 새라지.


<최영과 은수. 역사와 나. 이 둘은 비익조의 관계다.>


이것이 궁극적으로 작가가 보여주고싶은 관계의 정의인 것 같아.


13097D43507FD7E6217078.jpg

 


12회의 파트너 악수씬.(아...12회.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는 완소 12회)
신의를 역사와 나의 이야기 관점에서 보면 12회는 비익조의 몸통에 해당된다.
1회~12회에 최영(역사)라는 한쪽 날개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12회~24회에 은수(나)라는 또 한쪽의 날개가 펼쳐지며 이야기는 완성되어 가는거지.
12회 저 악수씬은 그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합체>!


은수가 최영을 살리고 그렇게 살아난 최영이 은수를 지켜주는. 다시 말해,

<내가 역사를 살렸을 때 역사는 나를 지켜줄 것이라는>




신의의 진짜 구조와 내용은 비익조!

 

12회.12회가 기점이었던 거 같아 나에겐.
1회부터 본방사수를 했는데 신의란 드라마...참 재밌으면서도 뭐랄까...
뭔가...계속...정체를 알수 없는 물음표가 따라다녔어.


극중에서 혼란스러운건 은수인데
이상하게도 보는 내가 어떤 수수께끼를 받은 느낌이랄까.
근데 12회를 보던 날.
매희의 두건이 감긴 귀검을 쳐다보는 최영 씬에서 뙇!
머리를 때리는 충격을 받았어.
저 검은 최영 자신을 의미하는 소품이었구나!
소품이라고 그냥 폼으로 들고 다니는게 아니었구나.
그래서 1회부터 다시보기를 시작했지.
그 이전엔 별 의식하지 않고 봤었는데 다시보니 신의라는 드라마,,
의외로 소품 하나,헤어스타일 하나에도 다 의미를 두고 만들어진거더라.
헐...소리 나오도록 은유의 수사학이 넘쳐나는.
<일반 시청자들은 그딴거 신경안써.그건 너님의 생각일뿐..>
이런 말을 듣는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해.
이건 나만의 생각,어쩌면 망상일 뿐이라고.나도 생각해.
하지만 이런 생각도 가능케 하는게 신의라는 드라마라는 거..
그래서 이런 글을 쓴다는걸 먼저 밝혀두고 글 쓴다.
망상시리즈의 첫번째.




<1.귀검에 대한 망상> 최영과 귀검




귀검은 최영 자신을 은유하는 소품이다.


최영이 무사이다보니 검과는 떼려야 뗄수없는 관계인게 당연한건데
이 전제를 가지고 귀검이 등장하는 장면을 다시보면 최영의 심리가 좀더 잘 파악된다.


우선 2회.천혈 앞에서 은수가 휘두른 귀검에 찔리는 최영씬.

15293835507FD5952BE1B4.jpg


최영은 삶에 미련이 없는 남자.아니 더 나가 기회만되면 얼른 죽고싶어하는 사람이었지.
최영이 어명에 따라 (어쩌면 저승일지도모를) 하늘세상으로 망설임없이 간 것도
죽어도 상관없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하니.
이 장면에서 다른 검이 아닌 바로 귀검에 찔린 최영.
귀검이 최영 자신을 의미한다고 하면 이건
최영이 최영을 찌른. 한마디로 <자살>인거지.
이 장면에 대해서는 최영이 친절돋게 부연설명도 해주었고.


162FE335507FD595263B87.jpg

 



그러나
죽기를 소망했던 이 남자 최영은 우여곡절 끝에 삶을 선택하고...다들 아는바와 같이
경창군의 죽음으로 의식의 각성을 경험하며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
그걸 보여주는게 
9회.기철의 집으로 귀검을 찾으러간 최영씬.



115C5D35507FD59502AE10.jpg

 


내검=나
더이상 죽기를 소망하지 않고 살아 할 일들을 이루어야하는 자신.최영을 
찾았노라는 선전포고.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가야할..
초반에 등장했던 중요소품 중 하나가 <방패>였다는 사실.

최영은 방패가 필요없는, 오히려 거추장스러운 고수 중의 고수인데
이게 1회부터 7회까지 계속 등장했단 말이지.
현대의 물건 방패는 신의가 타임슬립물임을 증거하는 시각적 장치.또한
최영 자신에겐 보호막을 의미했던 듯.
잘 깨지지않는 단단한 보호막이자 동시에 자기를 가둔 껍데기 같은것.
기철에 의해 그 껍데기 박살나며 자기 밖으로, 세상으로 나오는 최영) 

195A2A35507FD5960439D5.jpg



 

그리고 12회...7년동안 한결같이 귀검(최영)에 동여매져있던 매희,의 두건을 풀어버리는 최영씬.

1130F435507FD597259DEC.jpg 

최영에게 매희는 첫사랑이었고,그녀의 두건은 그를 죽음에로 손짓하는 망자의 유혹같은 거였지.
기철과의 대결에서 은수의 목숨건 저지를 통해 최영은 비로소 두번째 사랑의 시작을 인정하고
또한 쉽게 목숨거는 버릇도 고치기로 마음먹고 그 버릇의 시작이 되었던
매희의 두건을 풀어 보이지 않는 상자에 넣어둠.
오로지 사람이야기로만보면 이 장면은 굿바이 첫사랑이 되고
은유적으로 읽으면 이 장면은 굿바이 죽음 으로 해석 가능하다능.


14회에서는 최영에 의해 내동댕이 쳐지는 귀검...


111C5335507FD59735EC5E.jpg

 


은수가 아프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이성 잃은 최영.
귀검을 내동댕이쳤다는건, 은수의 목숨과 관련된 일이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동댕이 칠 수 있는 최영의 마음을 보여준거.


15회에서도 귀검 등장.


16119E35507FD5973C7AC9.jpg

 


궁에 옥새를 훔치러 가기 전에 대만이에게 귀검을 맡기지.
이 장면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궁의 사람들을 아무도 다치게 안하겠다는 최영의 의지.
그러나 귀검=최영 이라는 시각으로 보면 최영은 진짜 최영을 두고간다는 거지.
궁에서 옥새를 훔치는 최영은 가짜.진심의 최영이 아니라는 거.
그리고 귀검을 맡긴 대만이는 최영이 자신의 모든 것을 믿고 맡길만큼 신뢰하는 사람이란거고.



16회에서도 덕흥군에게 독먹이기전에 은수에게 귀검 맡기는 최영.

1515A535507FD59838E4C1.jpg


피 보는거 싫어하는 은수를 위한 배려인 동시에
은수가 대만이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믿고 맡길만큼 신뢰하는 사람이란 뜻.



16회에서 검이 언급된 장면 하나 더.


03508235507FD5980CEAEB.jpg



이 장면 자체가 최영과 은수 두사람의 애정씬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저 대사의 검(최영)은 무사로서가 아니라 남자로서의 의미였던 듯.
업으면 내 이성을 잡을 수 없을 거 같다..뭐 이런?
(은수를 업으면 최영은 정신줄 놓는걸로~ㅎㅎ)
사실은 은수가 넘 무거워 핑계되는 걸 수도 ㅠㅠ

 


앞으로 귀검이 중요하게 클로즈업되는 씬이 또 나올랑가 몰겠는데
귀검이 보여주는 최영의 마음은 나에겐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능.


은유에 대한 해석만으로도 전혀 새로운 내용을 읽을 수 있는 드라마라서
난 신의가 신기했다긔.